봉천동 빌라, '깡통 전세' 사기 여전
서울시 장기안심주택에서 대학생 안모(21)씨는 지난해 말 거주 중인 빌라에서 중도 퇴거를 결심했습니다. 보증금 1억원을 지불하며 6월부터 살고 있었던 안씨는 임대인 A씨에게 새로운 세입자를 찾아보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상황은 예상 밖으로 전개됐습니다. A씨 소유의 빌라가 지난 달 중순 임의경매로 팔려가고, 전세사기 의심이 나오는 안내문이 나왔습니다.
안씨는 "전세 계약 시 중개업소에서 권장한 조건대로 선택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학생으로서의 제약과 금전적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결국 안씨는 파산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노모(26), 고모(33)도 피해의식에 빠져
지난해 12월부터 봉천동에서 살고 있는 직장인 노모(26)씨와 고모(33)씨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계약 만기가 다가오자 퇴거를 알린 노모씨는 새로운 세입자가 없어져 전세사기 의심에 빠졌고, 고모씨는 집이 경매로 팔리는 통지를 받아 급한 마음에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사법 기관의 처리가 어려웠습니다.
정부 대응 강화, 그러나 여전한 전세사고
재작년 이후 전세사기에 대한 정부 대응이 강화되고 있지만, 2~3년 전 체결된 임대차 계약으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전세사고'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관악구 봉천동에서도 수십억원 규모의 빌라 전세사고가 발생해 피해 세입자들이 공동대응을 모색 중입니다.
보증보험 미가입으로 실질적인 피해 구제 어려워
2020~2021년에는 전세보증보험 가입률이 낮아 실질적인 피해 구제책이 어려웠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보증보험 가입률은 17.5%에 불과하며, 보증보험 미가입으로 발생한 피해는 실질적인 구제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새해, 전세보증보험 가입 갱신조건 강화
2022년에 체결된 연립·다세대 전세 계약 중 66%가 동일한 금액으로 갱신 시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규계약 대상으로 강화된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올해에는 갱신계약에도 적용되며, 이는 갭투자로 주택을 산 임대인들의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사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기 전에 보증보험 가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안전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