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건.사회.정치.역사.인물

타이레놀 대량 구입 가능? 약국과 편의점의 상비약 구매 실태

1시간 만에 타이레놀 700정 구입

 

최근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사례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기자가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을 방문해 1시간 동안 타이레놀 700정을 구매한 사례는 약사법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약사법은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비약을 20개 품목 이내로 제한하고 있지만, 실제 약국에서는 사실상 무제한으로 상비약을 구매할 수 있다.

 

약사법에 따르면 편의점에서는 타이레놀 같은 상비약을 1개 품목당 1개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약국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전혀 적용되지 않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자는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타이레놀 50정을 구매한 후 다시 추가로 50정을 구입해 총 100정을 단시간에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1시간 만에 타이레놀 700정 구입

 

편의점에서는 상비약의 구매 수량이 철저히 제한된다. 광진구의 한 편의점에서 기자가 타이레놀 3개를 구매하려고 시도하자 점원은 "한 번에 한 개만 구매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는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대량 구매할 수 없도록 한 약사법 규정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편의점에서는 여러 번 나눠서 결제하는 '편법'을 안내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비약 대량 구매 가능성은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한다. 타이레놀은 하루에 4000mg 이상 섭취할 경우 심각한 간손상을 초래할 수 있지만, 약국에서는 별다른 복약지도 없이 대량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약국 중 대부분은 타이레놀의 과다 복용 위험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상비약 판매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남서울대학교 이주열 교수는 "상비약은 가벼운 증상에 시급히 사용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편의점 상비약 품목을 확대하고, 지방 군소도시에 약국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안전 상비약 시민네트워크는 편의점 상비약 판매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이 단체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8%가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응답했으며, 지사제, 화상치료제, 소아용 감기약 등의 품목 추가를 희망했다.

 

기자들은 서울 종로, 광진, 강동구의 여러 약국과 편의점을 방문해 상비약 구매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약국에서 타이레놀, 훼스탈, 겔포스 등의 상비약을 수량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었다. 반면, 편의점에서는 약사법에 의해 판매가 엄격히 제한되고 있었다.

 

약국에서 상비약 무제한 구매 실태 조사

 

약사법의 이러한 허점은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정부는 약사법을 개정해 상비약의 판매 범위와 수량을 조정하고, 복약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약국과 편의점의 상비약 판매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하여 소비자가 안전하게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행 약사법은 약국과 편의점에서의 상비약 판매 규제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으며, 편의성 또한 저해한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사법 개정과 함께 약국과 편의점의 상비약 판매 규제를 일관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상비약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