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빈곤층 비하 발언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 자유가 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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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빈곤층 비하 발언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 자유가 뭔지 몰라"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그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를 못합니다."


2021년 12월 22일, 윤석열은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타운홀 미팅 행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한 학생이 '99개가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하나의 뜻만 같으면 같이할 수 있다고 했는데 자유주의 정당이 n번방 방지법 등 자유를 침해하는 사람과도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윤석열은 "자유의 본질은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만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고 자기가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라고 대답한 뒤,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이 보도된 이후, 가난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을 폄하하는 표현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해당 발언 자체가 헌법 12조에서 22조 사이에 있는 자유권과는 충돌되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다만 윤석열의 답변 전문은 자유를 제대로 누리려면 가난을 벗어나는 것이 선행되야만 하므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사회적 시스템을 갖추자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었다. 따라서 워딩이 섬세하지 못했다거나, 인식의 일부분을 비판받을 수는 있어도 의도 자체가 가난한 사람들을 비하했다는 말은 윤석열 측에게 다소 억울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보다 정확히 말하면 해당 발언은 '자유를 누리려면'이 아니라 '자유의 존재와 필요성을 인지하려면'으로 해석되므로 의도와 관계없이 일종의 선민의식이 존재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또한 학생이 물어본 "자유를 탄압하는 검열법을 만든 사람들과도 정치를 함께 할 거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서는 동문서답이라는 지적이 있다. '자유의 선결 조건을 말함으로써 검열법을 찬성하는 정치인들과도 손잡게 된 당위성을 말하는 것'이라는 옹호도 있으나, 답변이 그리 조리있게 구성되어 있지 않아서 그다지 설득력은 없다. 만약에 윤석열이 "자유의 수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국민의 삶의 질이다. 만약 다양한 정치인들과의 협치를 통해 국민의 삶을 최대한 풍족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그로 인해 자유를 일부분 직접 통제하는 법안이 생긴다 하더라도 국민 전체의 평균적인 자유는 더 높아지리라고 믿는다."라는 식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만 간결하고 확실하게 대답했으면, 그 입장에 대한 동의 여부와 별개로 윤석열의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은 비록 논란은 생길 수 있어도 이해는 할 수는 있었겠지만 윤석열은 그렇게 대답하지 못했다.

전문을 들어보면 한참 이후에 검열법에 대한 본인의 직접적인 입장도 언급하긴 하지만,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원론적 이야기를 몇 분 동안 대답할 이유는 전혀 없는 질문이다. 윤석열의 미숙한 화법과, 주제 이해도의 문제였다. 질문의 핵심에서 벗어난 원론을 한참 듣고 있으면 "이 사람은 왜 질문이랑 상관없는 소리를 이렇게 횡설수설 하고있지? 질문을 잘못 이해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무엇보다 이 문답에서 가장 중요한 검열법 사안에 대한 윤석열의 실질적인 의견은 이 사건이 이슈가 된 지금도 관련 뉴스에조차 잘 보도되지도 않고 있으며, 오히려 답변에 불필요한 자유에 대한 원론을 말하다가 말꼬리를 잡혀서 공격만 당했으니 결국 실패한 답변이다.

해당 발언의 취지와는 별개로, 발언의 내용 중에 저소득, 저학력 계층을 비하하는 발언이 섞여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를 갈망하고 꿈꾸며, 이는 저학력 및 저소득층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국에서 이들 계층이 도널드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으며, 역사적으로도 하층민들이 혁명을 일으켜서 역사를 뒤바꾼 사례는 수없이 많다. 물론 이 중에는 지식인들의 계몽이나 선동이 기폭제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으나, 이를 행동으로 옮긴 것은 그들 스스로의 의지였다. 윤석열은 이러한 맥락을 무시하고 발언했으니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