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쇼생크 '청송교도소' 는 탈출불가능 교도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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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쇼생크 '청송교도소' 는 탈출불가능 교도소이다


2018. 5. 13.



미국에 ADX 플로렌스 교도소, 러시아에 흑돌고래 교도소, 일본에 '후추 형무소'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청송교도소가 있다. 

경상북도 청송군 진보면에 위치한 교도소들. 경북북부 1교도소, 경북북부제2교도소, 경북북부제3교도소(구 청송보호감호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로 이루어져 있다. 진보향교 근처에 있다.

흔히 말하는 청송 교도소는 이곳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1981년에 사회보호법에 의거한 보호감호제도에 따라 삼청교육대에서 미순화자로 분류되어 전국의 군부대 내에 임시로 분산수용된 감호생들을 수감하기 위해 청송제1, 2, 3보호감호소로 출발, 1983년 대통령령 제11066호에 의하여 청송교도소, 청송 제1보호감호소, 청송 제2보호감호소로 바뀌었다가 1992년에는 청송교도소가 제1교도소와 제2교도소로 또다시 분리되었다.

이후 2004년에 청송 제1보호감호소와 제2보호감호소가 통합되어 청송 보호감호소로 변경되면서 구 제1보호감호소는 청송 직업훈련교도소로 바뀌었고, 2005년 8월 3일 사회보호법 폐지로 청송 보호감호소는 청송 제3교도소로 변경되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만 해도 청송제X교도소였지만, 청송군민들과 청송 출신 인사들이 청송군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여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오히려 교도소가 들어서면 지역에 많은 수의 교정직공무원들이 거주하게 되고 면회객들도 오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도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지역의 학교들 같은 경우에는 지역 주민의 자녀만으로는 학급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이나, 공무원 및 관련 업무 종사자들 자녀들이 인원수를 채워주어 유지가 되는 수준이다. 그래서 청송군민들은 교도소를 추가 유치하겠다고 나설 정도. 역으로 교도소 없이는 지역경제 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라는 말도 된다.



청송군 자체도 BYC라고 불리는 전국 3대 오지 중 하나인데, 그 중에서도 경북북부교도소의 입지는 '육지의 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곳이다. 3면이 물살 빠른 반변천으로 둘러싸여 있고, 강 건너 또한 광덕산의 깎아지르는 절벽으로 되어 있다. 교도소를 병풍처럼 둘러싼 절벽 덕분에 불어온 바람이 되돌아나가게 되어 돌개바람이 많이 생기고 겨울에 바람이 강한 편이다. 오로지 교도소를 만들기 위해 생긴 지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보면소재지로 연결된 나머지 한 쪽도 산이고, 그 쪽의 한 개밖에 없는 출입구는 보안과 교도관들이 이중삼중으로 24시간 경비를 서고 있으며 신원 확인도 철저하다. 지근거리에 대한민국 육군 제50보병사단 예하 청송대대가 주둔하고 있어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5분 대기조를 중심으로 언제든 완전무장한 육군 병력이 출동한다. 중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서울에서 이곳으로 오려면 6시간이라는, 부산보다도 많은 시간이 들었고 그나마 가까운 편인 대구에서도 5시간이 걸린다는 최악의 입지조건을 자랑했다. 물론 교도소로서는 최고의 입지조건이다. 지금은 더 빠른 당진영덕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에서 3시간, 대구에서 1시간 반 정도면 접근이 가능하다. 여담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지원급 이상 법원이 있는 지자체에 교도소가 있는 게 보통이지만, 청송에는 법원도 없는데 교도소가 있다. 그만큼 교도소로서 최고의 입지조건임을 증명하는 또 다른 예. 그나마 공기는 입지의 특성상 좋다고 한다.

인근에 민가가 적고 도주로 또한 극히 한정돼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탈옥에 성공한 재소자는 없었고, 있다 해도 하루 안에 잡힐 거라는 말도 있다. 가까운 곳에 진보면소재지가 있긴 하지만 근처에 관광지가 별로 없어 지역주민들이 차도 없이 나타난 외지인을 몰라볼 리가 없다. 근처에 군립청송야송미술관이 있기는 하지만 미술 전공자나 미술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찾지 일반 여행객들은 거의 찾지 않는다. 시설은 타 교도소보다 벽이 두껍고 CCTV나 적외선 감시망도 방 안까지 감시할 정도로 철저하며 근무하는 교도관들도 타 교도소보다 20% 이상 증원되어 있고, 그들 또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경력이 화려한 베테랑 중에서도 건장한 사람들을 고르고 골라 뽑은 교도관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탈옥 따윈 꿈도 꿀 수 없는 곳이다. 실제로 개소 이후 30년간 이 곳을 탈옥한 재소자는 한 명도 없으며, 그래도 담장은 넘었던 몇 안되는 재소자들도 절벽에 막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곳에 위치한 4개 교도소 중 가장 악명이 높은 곳은 경북북부 제2 교도소로, 다른 세 곳은 강 옆에 위치해 있는데 이 곳만 혼자 산중턱에 따로 떨어져 있다. 2교도소는 엄정 독거 전용 수용시설로, 이 밑에 나올 내용들은 거의 2교도소 이야기이다. 1교는 그냥 일반 강력범들이 들어가 있는 곳으로, 이후에 형기를 살면서 다른곳으로 이감가기도 한다. 단, 2교의 경우 흉악범과 문제수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전원 독거이기 때문에 계호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평도 있다.


이 정도로 철벽을 자랑하는 교도소임에도 불구하고 김길태 탈옥 괴담이 돌자, 법무부의 높으신 분의 전화로 교도관들은 김길태가 수감돼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다시 한 번 신원확인을 했어야 했다는 카더라가 있다.





수형 시작 당시의 죄질도 저곳에 수용되는 기준의 일부이지만, 죄질이 나쁘더라도 이들을 수감하는 교도소가 따로 있고 독방 수감은 예산 면이나 수감자의 정신 건강 면에서나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다지 크게 반영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주로 탈옥을 수차례 시도하거나 교도소 내에서조차 계속 폭동, 상해, 자해 등의 죄를 저지르는 수형자들 중에서도 철저한 감시와 관리가 필요하며 그렇지 않을 때 통제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게 명백한 수형자, 즉 교도소 내에서 수형 생활 중에 행형 성적이 극도로 나쁜 법무부에서 교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그러나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받아서 언젠가는 다시 사회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재소자들만을 수용할 목적으로 모아둔 교도소 중의 교도소라서 저렇게까지 일시로 철저히 격리해 수용한다.



하루 중 주어진 유일한 30분에서 1시간의 운동 시간조차 혼자 해야 한다. 24시간, 365일, 모든 생활을 혼자 해야 하는 데다가 통제가 상상 이상으로 엄격하여 맨정신으로 살기가 아주 힘들다. 이 때문에 최악의 범법자들도 저곳은 정말로 무서워한다고. 허나 모든 교도소가 저렇게까지 철저히 격리해 수용하지는 않고 대부분은 통제가 엄격하긴 해도 사람으로서 대우하니 오해는 말자. 교도소 통제가 엄격할 수밖에 없는 게 대부분의 국가에서 교도소 수감자는 막장 오브 막장으로 안 그러면 미국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것과 같은 막장 사태를 막을 수가 없다.

한때 청송제3교도소와 청송직업훈련교도소는 원래 청송 제1보호감호소와 청송제2보호감호소 시절에 사회보호법에 근거한 보호감호로 처분받은 절도범 등 상습범이 수감되어 있었다.



괴로운 건 안에 있는 수용자 뿐만이 아니다. 교도관 역시 말 그대로 육지의 섬인 교도소 안에 갇혀 있어야 하며, 나와서는 고향도 아닌 곳에서 세월을 보내야 한다. 고충처리를 통해 옮기려고 해도 최소 2, 3년이 걸리며 보수적으로 보자면 5년 바라봐야 한다. 덧붙이자면 8년 동안 못 나온현직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위 내용 중 청송은 베테랑 교도관들로 이루어졌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왜냐 하면 문화시설이 없는 깡촌에서 누가 있으려고 할 것이며, 중범죄자와 씨름한다고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물론 일을 제대로 배워서 나오겠지만 그것만 바라보고 가기엔 잃는 것이 너무 많아 다들 기피해, 최대한 빨리 나오려고 한다. 즉 신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고참들은 주로 청송이 고향인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고참이 적다. 그러나 일이 워낙 험하기에 신입들도 1, 2년 만에 다들 베테랑으로 변신한다. 변신 못한 자는 스스로 적응을 못하고 나간다. 그러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재미있는 사실은 교도관으로 붙으면 교도소 & 구치소 배치는 성적 순으로 가는데, 성적을 잘 받은 유능한 자는 순한 수용자로 이루어진 편한 소로 지원하고 성적을 못 받은 자들은 일이 거친 소로 간다. 성적을 잘 받는다고 일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정작 가장 유능한 인재가 필요한 곳에 성적 꼴등이 간다는 것은 굉장한 아이러니다.

하지만 그렇게 안 하면 할 사람이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가장 유능한 인재가 필요한 곳에 꼴찌가 가는 것이 필연적이다. 물론 교정본부도 이게 문제라는 건 알고 있어서 특채 출신들은 애초에 이런데 보낸다고 하고, 실제로 성적과 무관하게 일괄 오지로 보내버리고 있다.





거기다가 깡촌이라서 경제적인 여건이 빤한 지역이라 역으로 교도관들 등을 쳐먹고 있다. 원룸 가격이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을 후려갈기는 수준. 때문에 성적에서 밀려 청송에 배정받으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방세를 치르거나, 편도 40~50분 정도 걸리는 안동대 지역에 방을 잡아야 하는 지경이다. 관사를 추가하려고 해도 지역 주민들이 육탄저지를 하는 상황이다.

예전부터 안동 지역에 거주하는 경북북부교도소 소속 교도관들은 출퇴근시 안동대학교에서 카풀을 하기도 한다. 저녁시간이 되면 안동대나 인근 대학가인 논골 등지에서 교도관들이 가끔 보인다.



가장 악명높은 교도소이지만,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는 사형수가 없으며 사형 집행 시설도 없다. 우선 모든 사형수는 현행법 상으로 법집행이 되지 않은 상태인지라 교도소에 수감되지 않고,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형량은 확정되었지만 법집행이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교도소에 수감시킬수 없다. 다만 우리나라 교도소와 구치소는 지역에 따라 구치소와 교도소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아서 교도소 내부의 별도 구역에 미결수들이 수감되어 있어 있는 경우들이 있어서 대전교도소나 전주교도소 같은 일부교도소에 사형수들이 미결 상태로 분류되어 구금되어 있는 경우들이 있다. 그러나 청송교도소는 구치소와 연계되지 않은 교도소로 형집행 중인 수형자만 받는 곳이기에 사형수가 수용될 일은 없다.

경북북부제2교도소에는 사형수가 한 명도 없고 사형수는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에 위치한 교도소와 구치소에만 수용된다. 일본에서도 사형수는 형무소가 아닌 구치소 내의 독방에 따로 수감한다. 그 이유는 사형수는 형이 사형이기 때문에 형이 집행되기 이전에는 미결수로서 구치소에 수감하는 것, 당연히 사형시키려고 특별기관이나 타 교도소로 이감할 필요가 없으므로 구치소 내부에 형장이 설치돼 있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의원 원장의 수기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에서는 못을 삼켜서 실려 온 재소자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감옥에만 오래 있으면 바깥 세상이 궁금해지기 때문에 일부러 부상을 입어서라도 외부에 나오려고 한다고 한다. 당연히 교도소 내에도 부속의원과 전담의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교도소 내 장비와 인력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될 정도의 부상이나 병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고 한다. 재소자를 묶을 때 수갑과 계구를 채우는 데만 20분이 걸렸고, 열쇠다발도 한 아름이나 됐다고 한다.

문제의 그 재소자는, 청송교도소 지정병원인 안동 신세계연합의원에서 못을 빼내려고 했는데, 기도에 걸렸기 때문에 병원의 장비로는 도저히 빼낼 수 없었다. 그래서 대구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대구라는 대도시까지 구경하게 되자 아픈 것도 잊고 헐떡거리면서 주위를 돌아보기 바빴다고 한다. 그러나 못을 빼내고 감염의 위험이 적어 입원시키지 않고 바로 교도소로 복귀했다고, 재소자가 얼마나 실망했을지는 안 봐도 뻔하다. 그리고 면도날로 가슴에 자해를 한 재소자 얘기도 실려있는데, 상처가 심해 하루 입원시키고 다음 날 출근 했을때 박원장은 엄청난 광경을 보게 됐다. 4명의 교도관이 재소자를 이송해 왔는데 재소자가 누워 있는 침대에 교도관 2명이 나란히 누워 양손에 수갑을 차고 자고 있었고, 나머지 두 명은 그 옆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한다. 언제 사고칠치 모르는 인간폭탄이다보니 산전 수전 겪은 베테랑 교도관이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 의외로 이런 사례는 청송교도소뿐만 아니라 전국 교도소+구치소를 불문하고 의외로 흔한 일이다.

이러고도 청송교도소에 수감되는 재소자들의 전과와 죄질을 고려해 봤을 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는 게 현실. 재소자들이라는 게 김길태, 오원춘보다도 답이 없는 자들이다. 흉악범이라 해도 어지간해서는 일반적인 집단 생활을 하되 흉악범만 따로 모아놓는 교도소에서 주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적어도 사회에서 저지른 범죄 그 자체만으로 여기 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러나 오원춘처럼 가장 악질 흉악범은 사회에서 저지른 범죄만으로 경북북부 제2교도소로 오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그 악명높은 조두순조차도 2015년 7월 현재는 경북 북부 제1 교도소로 이감된 상태다.


참고로 탈옥의 귀재 '신창원'도 청송교도소에 수감되어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