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 못하겠다" 중대장 야전삽 폭행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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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 못하겠다" 중대장 야전삽 폭행사건



2020년 4월 1일 오전 8시 쯤, 경기도의 모 육군 부대에서 사격장 정비차원에서 제초작업을 하고 있었다. 해당 부대 소속의 모 상병(22)이 '힘들어서 못 하겠다.'는 식으로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였고, 이에 소속 부대 중대장(대위)이 따로 불러 1:1 면담을 하였다. 그런데 면담 도중 상병이 화를 못 참고 '병력 통제가 너무 심하다.'며 가지고 있던 야전삽으로 중대장을 내려찍고 목을 조른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상병은 곧바로 긴급 체포되었고 지시불이행 + 하극상 + 특수상해 등으로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중대장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고 타 부대로 전출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 외박이 장기간 통제되면서 누적된 불만과 스트레스로 연일 군 사건사고가 터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튀는 황당한 사건이 터지면서 이목이 많이 쏠렸다. 사안의 심각성은 둘째치고 야삽으로 중대장의 뚝배기를 깠다는 상황 자체가 웃기다는 말이 많다. 삽, 중대장을 가지고 여러 드립이 터지는 중.

대체적으로 최근 들어 많이 해이해진 군 기강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근본적으로는 한창 팔팔한 청년들을 강제로 잡아두는 주제에 대우는 개차반이고 강요하는건 많으니 이런 사고가 터지는 거라며 현 대한민국의 징병제를 비판하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군필자들 사이에서는 나도 위에놈들 이러저러해서 재수없었다는 등 자신이 겪었던 불쾌했던 경험담을 얘기하면서, 사람을 폭행한 것은 잘못하긴 했지만 가해자 상병의 말도 들어봐야 한다는 반응이 대부분. 앞으로도 계속 이딴식이면 전쟁 터졌을때 진짜 주적부터 쏘는 병사들이 많을 거라는 식의 농담같지 않은 농담이 돌고있다.

물론 꼰대 기질이 있는 일부 군필들도 어김없이 등판해서 우린 월급 만원이었다, 2년 복무였다는 식의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해 요즘 군대 개빠졌다고 실컷 까고 더 쪼아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잡소리도 빠질 수 없다. 요즘 군대는 폰도 쓴다면서 애꿎은 휴대폰을 걸고 넘어지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보다는 폰이라도 있어서 이 정도지 그마저도 없었으면 이런 사고가 더 많이 터졌을 것이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대형사고도 터졌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더 많다.



사건이후 결국 군에서는 사건이 터진지 며칠도 안 되어 병사들의 외출 전면 통제를 풀고 제한적으로 외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군대에서 터진 대부분의 사건사고가 은폐되는 점을 감안해 보면 이미 병사들의 불만이 한계치에 근접했을테니 더 이상 원성을 감내하기는 벅찼던 모양.


하지만 간부들은 잘만 출퇴근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꿎은 병들만 잡아놓은 것은 사실이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손 놓고 있다가 뒷북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몇몇 부대에서는 사건이 터진 뒤 야전삽을 수거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