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반도체 첨단 기술 한계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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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금융.경제

화웨이, 반도체 첨단 기술 한계에 직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굴기'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중국 반도체 업계 내에서 나왔다. 미국의 대중 압박으로 인해 최첨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중국 업체들은 레거시 반도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웨이의 칩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AP

화웨이 CEO의 반도체 산업 한계 진단

화웨이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대표하는 장핑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모바일 컴퓨팅 네트워크 회의'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현실을 진단했다. 장 CEO는 "대만 TSMC는 3·5나노 반도체 공급 비율을 높이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 제품들을 확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7나노 문제를 해결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미국의 제재로 첨단 제조 장비를 도입할 수 없는 현실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투자와 한계

중국 정부는 5월 역대 최대 규모인 475억 달러(약 65조 6000억원)의 3차 반도체 기금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반도체 제재 속에서도 중국 반도체 굴기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화웨이는 이러한 정부의 방향에 맞춰 반도체 '첨병' 역할을 자처해 왔으며, 지난해 8월 극자외선(EUV) 기술 없이 7나노 칩을 양산하여 세계 반도체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이번 장 CEO의 발언으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거대한 투자와 루머에 비해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UV 노광기 개발의 어려움

장 CEO는 3·5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필요한 EUV 노광기 문제를 언급하며, 화웨이가 EUV 장비를 직접 개발하고 있지만, 미국과 네덜란드의 특허를 피하면서 노광기를 내재화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지 메모리 업계도 미국의 제재로 인해 128단 낸드 장비를 적기에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첨단 기술 개발과 규제 피해

CXMT와 같은 중국의 대표적인 D램 회사는 미국의 18나노 이하 D램 장비 규제를 교묘하게 피하면서 18.5나노 D램 양산 준비에 들어갔다. 현지에서는 미국 장비용 부품을 우회하여 구입할 수 있는 '그레이 마켓'까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반도체 업계가 규제 속에서도 기술 개발을 계속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레거시 반도체 시장의 중요성

장 CEO의 발언에는 최첨단 칩에서 한계가 온 만큼 레거시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이미 중국은 SMIC와 화홍 반도체를 중심으로 레거시 파운드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점유율이 2023년 29%에서 2027년에는 33%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결론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여러 도전과제를 안고 있지만, 중국 반도체 업계는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화웨이와 같은 기업들은 첨단 기술 확보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레거시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 확보와 더불어 레거시 반도체 시장에서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