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많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찾는 에너지 드링크가 젊은 층의 대장암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팀은 매일 에너지 드링크를 섭취하는 것이 장내 유해 세균의 수치를 증가시켜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임상 실험을 통해 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진행 중이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팀은 에너지 드링크가 장내 유해 세균 수치를 증가시켜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18세에서 40세 사이의 대장암 환자 약 60명을 대상으로 4주간의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절반의 참가자는 매일 에너지 드링크를 섭취하고, 나머지 절반은 섭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가을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최근 몇 년간 50세 미만의 대장암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1만 7000명의 대장암 환자가 발생하며, 1990년대 후반부터 젊은 연령층의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영국에서도 지난 20년간 50세 미만 인구의 대장암 진단이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에너지 드링크와 같은 생활 습관과의 연관성을 시사하고 있다.
에너지 드링크는 1940년대 미국에서 처음 제조된 닥터 에누프(Dr. Enuf)가 시초다. 그러나 1997년 레드불(Red Bull)이 등장하면서 에너지 드링크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레드불은 주의력, 체력,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홍보하며 젊은 층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에너지 드링크에 주로 함유된 타우린은 인체 내에서 독성가스인 황화수소(H2S)를 생성하는 박테리아의 활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박테리아는 염증을 유발하고 발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타우린이 이 박테리아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에너지 드링크의 과도한 섭취가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미국 에너지 드링크 시장은 약 23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며, 레드불, 몬스터(Monster), 셀시우스(Celsius) 등 다양한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 뒤에는 건강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타우린은 소량으로는 안전하지만, 과도한 섭취는 구토, 위장 장애, 피로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에너지 드링크의 섭취가 젊은 층의 대장암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많은 이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생활 습관의 변화와 더불어 건강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에너지 드링크의 과도한 섭취를 피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과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대장암 예방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