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차 대전에 초대박을 친 '스팸' 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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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 대전에 초대박을 친 '스팸' 햄

스팸은 미국에서 탄생한 프레스햄이자 런천미트(luncheon meat) 제품이다. 스팸이라는 이름은 양념된 햄을 뜻하는 '양념 햄(SPiced HAM)'을 줄여 쓴 것이고, 동시에 스팸의 주 재료인 돼지의 앞다리살과 뒷다리살(Shoulder of Pork and hAM)을 줄인 말이기도 하다. 이는 맛나는 제품을 만들어 놓고 마땅한 이름을 찾지 못하던 제이 호멀 사장이 1936년 연말파티에서 $100의 상금을 걸고 공모했는데 그 때 뉴욕에서 활동하던 배우 케네스 데이누가 제출한 당선작이다.



스팸 제조 회사, 호멀식품 (Hormel Foods)은 미국의 기업으로 1891년 미네소타 주 오스틴에 조지 호멀(George A. Hormel)에 의해 설립되었다. 이 회사는 5개 정도 되는 주에 물류센터를 두고 영국에 고기를 수출하는 작은 정육 업체였다. 스팸을 만든 사람은 설립자의 아들, 제이 호멀이다. 제이 호멀은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 위치했던 미 육군 88사단 351보병연대의 병참장교로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 고기를 운송하는데 상관들이 왜 그렇게 오래 걸리냐고 하도 갈구는 바람에, "뼈가 붙어 있는 무겁고 부피도 큰 고기를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옮길 바에, 그냥 처음부터 뼈와 고기를 분리시켜다가 살만 갖다가 주면 어떨까?"라고 생각했고, 가공육 전투식량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1차 대전이 끝나고 제이 호멜은 연구 끝에 1926년에 세계 최초의 통조림 햄을 개발한다. 그리고 1928년 사장이 되었다. 당시 자사 주력상품인 넓적다리 햄을 만들고 난 후, 남는 작은 어깻살 같은 부산물과 돼지 발골과 해체 과정에서 지방이 잔뜩 붙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부위 등의 재고처리가 골칫거리였는데 어깻살은 맛은 있었지만 뼈를 분리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데다가 작은 조각이라서 별로 잘 팔리지도 않아 처치 곤란한 부위였다. 그렇다고 그걸 그냥 버리자니 아까워서, 넓적다리 햄과 남은 어깻살을 그냥 확 갈아서 조미료 좀 넣은 다음에 통조림 상품으로 만들자고 생각했던 것이다. 두 부위를 섞어 갈은 다음에 현대 식품 공학의 결정판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해서 명작을 만든 것이다. 이른바 넓적다리햄 쩌리용 상품이었던 것.

1937년 처음에는 Hormel Spiced Ham(호멀 조미 햄) 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런데 뭔가 흔한 이름이라 사람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었고 이름 공모를 하게 되는데 배우 '케니스 데이누'라는 사람이 SPAM이라는 짧고 깔끔한 이름을 지어줘서 우승한다. 이름을 바꾸고 나니까 인기를 얻게 돼서 스팸은 싼 가격에 비해 훌륭한 맛으로 발매된 지 4년 만에 일반 판매량 18,000 t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순식간에 호멀식품 주력 상품이 된다. 이렇게 재미를 보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미군은 식품회사들에게 휴대가 쉽고 가볍고 썩지 않는 고열량 단백질 식량을 주문했는데, 그중에서도 호멀사의 스팸은 군에서 내건 조건에 그야말로 정말 완벽하게 부합된 식품이었고 결국 호멀사의 스팸은 2차 대전 동안 1억개가 팔리는 초대박을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