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사고 안타까운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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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사고 안타까운 사연들



2022년 9월 26일 오전 7시 45분경, 대전광역시 유성구 용산동 소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이다. 이 사고로 남성 6명, 여성 1명 총 7명이 사망하고 남성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초기에는 전기자동차나 전기차충전소 폭발이 화재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되었으나, 대전 유성소방서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전기차 폭발과는 무관하며 지하 1층 하역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유일한 생존자 박모(42)씨는 화재 신고를 한 뒤, 지하에 있던 직원들의 대피를 유도하느라 정작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현대아울렛 방재실 담당 도급업체 직원이었다. 경찰은 "화재 직후 직원 대피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박씨는 화재 직후 소방시설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건물 안에 있는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대피방송을 했다가 정작 본인은 지하 1층 주차장 내부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화재 발생 50여 분 만에 지하 1층에서 구조대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박씨는 심폐소생술로 자가 호흡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물류 직원 채모(34)씨는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백화점 주차요원부터 마트 아르바이트까지 여러 일을 하며 힘든 현장에서도 늘 성실하게 일하던 사람이었다. 채 씨는 사건 직전에 가족들에게 "일이 너무 힘들다"고 말하며 곧 그만두고 물류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어린 시절부터 바래왔던 컴퓨터 그래픽 쪽으로 가는 미래를 꿈꿨으나 안타깝게도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화재로 사망하였다. 채 씨의 사망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들은 어머니는 충격으로 몇일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있는 상태이며, 휴대폰이 완전히 망가져 시신 수습때까지도 친구들 등 지인들을 부르지 못하였다.

용역업체 소속으로 전기시설을 담당했던 신입사원 이모 씨(33)는 화재 당일 퇴근을 1시간 앞두고 있었다. 이씨는 어린시절에 어머니를 여의어 아버지와 둘이 살아왔다. 이씨는 친척들에게 살갑게 대해 고모와 숙모, 작은 어머니는 이씨를 아들처럼 여겨왔을 정도로 밝고 착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씨는 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병행하며 올해 초에 전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새 일자리를 얻어 회사에 들어온지 5개월만에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다.

지하 1층 화물승강기 안에서 발견된 환경미화원 이모(64)씨는 집안 사정탓에 중학교 졸업 후 바로 생업에 뛰어들었고, 원양어선까지 타면서 두 동생을 뒷바라지하였다. 고생하여 동생들을 대학까지 보낸 이씨는 결혼 후 두 자녀를 뒀는데 둘째는 발달장애 판정을 받으며 다시 한번 일을 시작해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2020년, 아울렛이 문을 열자 자진해 환경미화 일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이번에 참변을 당하게 되었다.

승강기 안에서 함께 발견된 김모(여.60)씨는 하도급업체 소속으로 쓰레기처리 업무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김씨는 자녀 형제를 결혼시키고 부부가 함께 살면서 개점 때부터 이곳에서 일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유일한 여성 사망자로, 사건 초기에 신원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아 유족들이 두 번 울어야 하기도 했다.

역시 승강기 안에서 발견된 이모(71)씨도 김씨와 같은 업무를 하였다고 한다. 이씨는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정년퇴직한 뒤 가족들에게 손을 빌리지 않으려고 퇴직 후에도 돈을 벌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일해왔다고 한다.

지하 여자탈의실 안에서 발견된 희생자 이모(56)씨는 직업 특성상 늦게 출근하는 날도, 일찍 출근하는 날도 있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하필 일찍 출근한 날 화재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 탈출했던 직원의 증언에 의하면 "갑자기 연기가 들어차며 사람들이 모두 흩어졌는데, 이때 이씨로 보이는 남성이 홀로 승강기 방향으로 대피하는 것으로 보았다"고 한다. 이 씨의 아내는 "당일 조금이라도 늦게 출근하게 했었어야 하는 건데.."라며 망연자실 한채로 울며 인터뷰를 진행해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여기서 이번 화재 사고에 대해 통감한다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한 피해자 지원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 화재의 원인조차 제대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백화점 그룹 측은 유족들에게 찾아가 위로금 등을 명목으로 합의를 시도하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면서 큰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