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럽축구선수대회(유로2024)에서 튀르키예 선수 메리흐 데미랄의 '늑대 경례' 세리머니가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세리머니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정치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2024년 7월 2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유로2024 16강전에서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가 맞붙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튀르키예의 센터백 메리흐 데미랄은 후반 14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양손으로 '늑대 경례' 세리머니를 선보였습니다. 이 동작은 엄지와 약지·중지를 모으고 나머지 두 손가락을 곧게 펴 늑대의 옆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유럽에서는 이 동작이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 단체 '회색 늑대'의 인사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회색 늑대'는 튀르키예 주류인 튀르크족을 제외한 쿠르드족과 유대인 등 다른 민족을 적으로 규정하는 단체로, 민족주의행동당(MHP)과 정치적 연계를 맺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늑대 경례' 세리머니를 금지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해당 동작이 아직 금지되지 않았지만, 독일 헌법수호청은 '회색 늑대'를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해 감시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내무장관 낸시 페저는 "우익 극단주의 상징이 경기장에서 사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UEFA에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메리흐 데미랄은 자신의 세리머니가 국가적 자부심을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세리머니는 튀르키예인으로서 나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UEFA는 데미랄의 행동을 '부적절한 행동'으로 간주해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독일 정치인들의 비난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독일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며 "역사적, 문화적 상징을 정치적 동기로 조사하는 것은 외국인 혐오"라고 주장했습니다.
독일 MDR방송의 튀르키예 전문가 툰자의 외즈다마르는 "에르도안 대통령도 몇 년 전 '늑대 경례'를 한 적이 있다"며, "튀르키예에서는 이 세리머니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데미랄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세리머니는 터키 사회와 팬들, 팀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메리흐 데미랄은 이날 16강전에서 2골을 넣으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경기 후 그는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세리머니로 인해 불거진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UEFA의 조사 결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