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미국vs중국 패권에 끼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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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미국vs중국 패권에 끼칠 영향


2021. 8. 21.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고대 실크로드 유역, 즉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거쳐 남동유럽권까지를 경제적으로 결속하려 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은 실크로드가 지나는 요충지대인데다 중국의 접경국가이기도 하다.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한다는 것은 중국으로서는 웃음지을 일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친중일지 중립일지 반중일지는 미지수이나 반미일 것은 자명하고, 설사 반중을 택한다 할지라도 미국의 엄호를 받던 기존 아프가니스탄 친미정부에 비해 가해지는 위협도 적으며 테러리스트로 몰아 분쇄하기도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미중 패권 경쟁에서 결정적인 역할, 즉 크랙이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아프가니스탄은 지역 강국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약소국이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상실했다고 해서 서유럽의 독불영이나 일본, 인도같이 정말로 중요한 국가들이 미국에게 등을 돌릴 리도 없다. 게다가 아프가니스탄의 주변국인 이란이나 파키스탄 등은 어차피 친중노선을 선택한 국가였으므로, 베트남 전쟁 당시처럼 도미노 이론을 우려할 곳도 못 된다.

요약하자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잃음으로서 티벳이나 위구르 등 불안정한 중국 서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지정학적 옵션을 상실했으며, 중앙아시아 권역을 중국과 러시아에게 내주기는 했으나 인도라는 변수도 있고 중국도 아프가니스탄을 통제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며, 자국 앞마당에서 미국을 배제하긴 했지만 미국의 유의미한 동맹진영에는 전혀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즉, 아프가니스탄을 잃는 것이 당장 미국에게 손해는 맞지만 그 손해가 패권 경쟁의 향방을 결정할 정도는 아니며, 장기적으로 아프간에 낭비되던 미국의 전력을 얼마나 신속히 재정비하고 중국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에 따라 손익계산서 역시 유동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과거 남베트남 패망에서 그랬던 것 처럼,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 특히 제3세계 쪽의 신뢰도가 한 안 떨어질 가능성은 피할 수 없으며, 미국과의 협력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유럽 국가들의 불만도 달래야 하기 떄문에 한동안은 위축된 상황에서 동맹국 위주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정 기간 동안 중국의 행보를 견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