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건설업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의 호·악재가 어우러진 채권시장에서 공모 회사채 발행이 활기를 띠고 있다. 1월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업들의 회사채 목표치는 4조원에 육박, 이는 유동성 풍부로 인한 흥행 릴레이 현상을 시사하며 발행액의 대폭 증가가 예상된다.
2024년 1월에 공모채 발행을 계획 중인 기업으로는 한화그룹, 롯데그룹, SK그룹 계열사 등 총 20곳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기업의 수요예측에서 목표로 한 금액은 약 3조9600억원에 이르며, 흥행 시에는 목표치의 두 배 가까이 증액될 전망이다.
AA등급 이상 우량채가 주를 이루는 수요예측 명단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싱글 A급도 예상되는 가운데, 대기업 계열사들은 모회사의 후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는 내년 첫 수요예측에 도전하며, 1월 3일 2000억원을 목표로 투자자 모집에 나선다. 롯데쇼핑(AA-)은 1월 18일 2500억원 발행을 목표로 하며, 흥행 시 최대 5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롯데케미칼(AA0)도 같은 달 25일 2500억원 규모의 사전청약에 참여한다.
미래에셋그룹은 다음달 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00억원, 10일에는 미래에셋증권이 3000억원을 목표로 사전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건설사로는 현대건설(AA-)이 22일 1400억원을 목표로 공모시장에 도전한다. CJ제일제당(AA0), KCC(AA-), LG유플러스(AA0), HL만도(AA-), 신세계(AA) 등도 새해 첫 달에 회사채 발행에 참여한다.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대거 참여하는 이유는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시장금리 하락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종료되면서 내년에는 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낮추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초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건설업계의 부진으로 연초의 효과가 예상보다 약할 가능성도 있으나, 우량 크레딧물에 미치는 건설업계 침체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보증권의 정윤정 연구원은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에 따르면 일부 부동산 PF사업장은 정리가 불가피하다"면서도 "비우량 여전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높아질 수 있겠지만, 우량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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