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
대문호 기 드 모파상의 단편소설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작 중 하나다. 주인공 마틸드 루아젤과 그녀의 인생을 바꾼 운명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소재로 하여 사람의 심리중 허영심을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으며, 마지막의 반전 요소는 지금까지도 반전의 대명사 중 하나로 여겨지며 여러 매체에서 패러디, 오마주되고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도 수록되었다.
줄거리
주인공 마틸드는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허영심과 사치심이 많은 여자였다. 마틸드는 곱고 아름다운 외모를 타고 났지만, 집안에 지참금이 없고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할 만한 연줄도 없어서 교육부에서 일하는 하급 공무원과 결혼하게 되었다.
남편인 루아젤은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었지만, 마틸드는 루아젤이 자신의 허영심을 제대로 채워주지 못해서 늘 불만이 가득했다. 평범한 생활을 하면서도 늘 화려한 삶을 꿈꾸었다. 수녀원 기숙사 학교 동창으로 부자인 잔느 포레스티에 부인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녀와 만날 때면 돌아와서 며칠이고 분하고 억울해서 울 때도 있었다. 만날 때마다 화가 나서 자주 만나지 않는다고.
어느날 루아젤은 "당신에게 주고 싶어서 힘들게 구했어."라며, 장관 댁에서 열리는 파티 초대권을 가져왔다. 루아젤은 파티를 좋아하는 마틸드에게 주고 싶어서 자기 같은 하급 공무원에게는 몇 장 안 돌아간 파티권을 어렵게 얻어다준 것이다. 그럼에도 마틸드는 기뻐하기는커녕 "나에게는 파티에 입고 갈 멋진 옷도 없고 장신구도 없는데, 이런 티켓은 왜 구해왔어요?!" 라면서 신세한탄을 늘어놓았다.
루아젤은 새 엽총을 사서 친구들과 사냥을 가려고 모아둔 돈 400프랑을 주면서 드레스를 사라고 했으나 마틸다는 "장신구를 살 돈이 없다"며 여전히 파티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처음엔 장미꽃을 사서 장식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지만 당연히 마틸드는 딱 잘라 거부했다.그러자 루아젤은 마틸드의 친구인 잔느에게서 장신구를 빌릴 것을 제안한다. 마틸드는 잔느를 찾아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던 중, 한눈에 들어온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렸다. 목걸이를 발견했을 때 묘사가 압권.
마틸드는 파티에 나가서 그 아름다움으로 여러 남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춤을 추었고 하룻밤 동안 꿈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참고로 남편 루아젤은 성격 탓인지 그동안 벽쪽 구석 자리에 서서 파티를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고 나중엔 꾸벅꾸벅 졸었다. 이 순간이 마틸드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묘사되었다.
새벽 4시까지 파티를 즐긴 다음, 마틸드는 루아젤과 함께 싸구려 마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화려한 파티장에서 싸구려 마차로 추락하면서 꿈이 깬 마틸드는 자존심이 상해서 살짝 성질을 부렸다.
파티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보니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없어졌다. 루아젤과 마틸드는 그날 밤 목걸이를 필사적으로 찾아다녔지만 전혀 찾을 수가 없었으며 타고 온 마차의 번호도 기억해내지 못했고, 경찰에 신고해 봐도 소용없었다.
목걸이를 도저히 찾을 수 없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똑같은 목걸이를 사서 목걸이 상자에 넣어 돌려주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헌데 목걸이 상자에 적혀 있던 이름의 가게에 가 보니, 어째선지 상자는 자기네 것이 맞지만 그런 목걸이는 판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온 도시의 보석상들을 이 잡듯이 뒤지고 돌아다닌 결과, 같은 디자인의 목걸이는 있었지만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4만 프랑이라는 정가에서 사정사정해서 3만 6천 프랑까지 깎은 부부는 이 큰 돈을 마련할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마틸드와 루아젤은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산 1만 8천 프랑을 털어 넣은 다음 나머지는 저당을 잡혔고, 지인들에게 돈을 꾼 다음 고리대금 사채업자까지 찾아다니면서 겨우겨우 돈을 마련했다. 마침내 겨우겨우 그 목걸이를 구입하여 포레스티에 부인에게 돌려준다. 포레스티에 부인은 자기가 쓸 일이 있었으면 어떡했을 거냐며 투덜거리긴 했지만 상자는 열어보지 않았고, 목걸이가 바뀐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여기서 포레스티에 부인은 귀중한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든 상자를 열어보지는 않았다. 일단 빌린 것은 돌려준 셈이 되었지만, 루아젤과 마틸드에게 남은 것은 산더미 같은 빚이었다.
그리고 부부에게는 눈물나는 세월이 시작되었다. 하녀를 내보낸다음, 집을 팔고 작은 다락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루아젤은 잔업을 도맡아 하며 상점의 장부 정리나 서류 베껴 쓰기 같은 부업거리를 가져와서 집에서도 일했다. 마틸드 역시 삶에 찌든 억척스러운 아낙네가 되어 온갖 일들을 다 하면서 빚을 갚아나갔다. 그렇게 무려 10년에 걸쳐서 죽도록 일하면서 겨우 빚을 모두 갚았다.
가까스로 빚은 다 갚았지만 꽃다운 세월은 다 지나버리고, 마틸드는 너무 고생한 나머지 미모도 완전히 잃어버려서 폭삭 늙어버렸다…….
마틸드는 가끔씩 10년 전의 파티에서 여왕처럼 지냈던 날을 회상하면서 '그 목걸이만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하면서 회한에 잠겼다.
반전
어느 날 외출을 나갔던 마틸드는 그동안 경황이 없어서 만나보지도 못했던 포레스티에 부인을 샹젤리제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포레스티에 부인은 아이를 데리고 걷고 있었는데, 마틸드는 목걸이가 바뀐 것을 눈치챘을까 싶지만 수 년의 세월이 지났고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하며 포레스티에 부인에게 말을 걸었다. 포레스터 부인은 처음에는 너무나 변해버린 마틸드를 알아보지도 못하였고, 허름한 옷차림의 여자가 자신에게 친구처럼 말을 걸어오자 당황했다.
마틸드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그제야 포레스티에 부인은 겨우 마틸드를 알아본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변했냐"며 걱정하는 투로 물어보는 포레스티에 부인에게 마틸드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 직후 마틸드는 포레스티에 부인에게 "그때 너에게 빌렸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잃어버렸으며, 빚을 져서 같은 물건을 사고 그 빚을 갚느라 이 꼴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마틸드: 너 기억 나니? 그 다이아몬드 목걸이 말이야. 장관 댁의 무도회에 가느라고 내게 빌려준 거.
잔느: 그럼, 기억해. 그게 어쨌다는 거니?
마틸드: 그게 말이야. 그걸 내가 잃어버렸어.
잔느: 뭐라고? 하지만 돌려주었잖아.
마틸드: 아주 비슷한 다른 목걸이로 돌려주었어. 꼭 10년이 걸렸구나, 그 돈을 갚느라고. 잘 알겠지만 우리들처럼 재산도 아무 것도 없는 처지에서는 그리 쉽지 않았지……. 아무튼 겨우 끝장이 난 셈이야. 이제 마음이 편안해.
포레스티에 부인은 우뚝 멈춰섰다.
잔느: 내 것 대신 다른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샀단 말이야?
마틸드: 응, 그래. 너 몰랐구나? 하긴 모양이 똑같은 목걸이였으니까.
마틸드는 자랑스러운 듯 순진한 웃음을 띠었다. 포레스티에 부인은 숨이 탁 막혀 친구의 두 손을 꼭 쥐었다.
잔느: 어쩜, 어떡하면 좋아, 마틸드! 그 목걸이는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에 나가지 않는…….
그 목걸이는 500프랑짜리 짝퉁이었던 것이다.
감상
대부분 그냥 할 말을 잃었다는 감상이 가장 많다. 그야말로 인생무상을 잘 보여주는 소설.
저 이후 포레스티에 부인이 목걸이를 돌려주고 마틸드가 재기에 성공하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있지만, 포레스티에 부인은 저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 목걸이가 500프랑짜리 가짜인 줄 알고 있었고, 이미 10년이나 지났기에 그 사이 가벼운 마음으로 처분했을 여지도 있어서 결국 뒷얘기가 어찌됐을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목걸이를 돌려받아도 원래 마틸드의 자랑이었던 미모와 젊음, 그리고 부부가 고생했던 10년의 세월은 되돌릴 방도가 없다. 결국 한때의 실수가 마틸드의 인생을 날려먹었다는 점에서는 그게 그거.
교훈
허망한 결말이지만 교훈도 꽤 있다. 가장 표면적인 교훈으로는 "지나친, 혹은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를 부리지 말라"를 들 수 있다. 처음 남편이 제안한 대로 그냥 장미꽃으로 장식을 했다면 10년 간의 고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정직하게 살아라". 마틸드가 모든 것을 이실직고했다면 포레스티에 부인이 “그건 그냥 모조품이었다!”고 말한 뒤에 웃다가 500프랑 정도를 변상하고 그냥 끝날 수도 있었다. 설령 진품이었어도 가까운 사이라서 협상할 여지도 존재했다. 결국 수치심이 무서워서 대용품을 사줬다가 인생까지 변해버린 셈. 그만큼 마틸드가 미안했다는 뜻도 있지만, 수수한 자기 삶에 만족했으면 이런 불상사가 안 생겼을 것이다.
덧붙여 전형적인 상류층 부자인 잔느도 겉만 화려한 모조품을 썼기 때문에 "허영심을 멀리 하라."는 해석도 있다. 자신을 드러낼 때도 상대를 대접할 때도 솔직하라는 소리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내의 실수 때문에 10년이나 고생해서 같이 빚을 갚아준 남편의 대인배적인 성격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