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대규모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 반도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로 주가가 급등하며 한 달 반 만에 20만 원 선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하루 만에 2671억 원어치 순매수했으며, 이달 들어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 977억 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3.78% 상승하며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최신 AI 반도체 공급망에 포함되지 못하며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다.
KRX 반도체지수는 전일 2.3% 상승하며 34개 산업지수 중 KRX운송지수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10.06% 상승하며 AI 칩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투자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사우디아라비아 AI 데이터센터 계약이 글로벌 AI 서버 수요 확대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최신 HBM3E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며 수혜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AI 데이터센터 계약의 의미
엔비디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휴메인과 500MW급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5년간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 울트라 기반 GB300 GPU 약 1만 8000개를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GB300 칩 한 개당 가격은 3만에서 4만 달러 수준으로, 이번 계약 규모는 약 7억 달러(약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0.6%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실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이번 계약은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이번 데이터센터는 중동 지역의 AI 인프라 확장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은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성능 AI 칩 수요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상반된 행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공급망에 포함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를 공급하며 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1bnm(5세대 10나노급) 공정을 적용해 빠르게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에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SK하이닉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지속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공급망에서 소외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수출용 AI 칩(B20)에 구형 HBM3 메모리만 공급하고 있으며, 최신 HBM3E 시장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 전일 삼성전자 주가는 0.88% 상승한 5만 7400원에 마감했으나, 외국인은 95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6508억 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블랙웰 울트라 GPU용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다.
흥국증권 손인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메모리 반도체는 올해 DRAM 시장에서 약 24%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반기 내 HBM3E 12단 시장 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cnm(6세대 10나노급) 공정을 채택했으나, 공정 안정성과 수율 확보가 HBM4 시장 점유율 회복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SK하이닉스가 1bnm 공정으로 빠르게 양산 체제를 구축한 것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기술적 안정화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 동향과 시장 전망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동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상반된 위치를 명확히 보여준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 자리 잡으며, AI 반도체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 합의로 일시적인 매수세가 유입된 시기를 제외하고 지속적인 매도세를 겪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공급망에서 제한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투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상반기 내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인증을 받더라도, 차세대 GPU 블랙웰용 HBM 출하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 공급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HBM4 개발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이러한 기술 격차는 향후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 경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동원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사우디아라비아 계약은 AI 칩 수요 확대의 신호로, 한국 반도체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HBM3E와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AI 반도체 수요 확대의 혜택을 제한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회와 과제
엔비디아의 사우디아라비아 AI 데이터센터 계약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중장기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와 HBM4 개발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며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과 공급망 편입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반기 내 HBM3E 품질 인증과 양산 체제 구축이 성공하지 못하면,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벌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주요 주가 및 거래량 데이터
항목 | SK하이닉스 |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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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가 (KRW) | 200500 | 57300 |
전일 종가 (KRW) | 206000 | 57400 |
거래량 | 3178957 | 14448008 |
평균 거래량 | 3492567 | 17601867 |
52주 범위 (KRW) | 144700 - 248500 | 49900 - 88800 |
한국 반도체 산업은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칩 공급 확대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신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과 공급망 편입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향후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은 한국 기업들의 기술 혁신과 시장 대응 능력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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