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더덕은 경남 남해안 지역에 주로 분포하며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지역의 특산품이기도 하다.
미더덕의 '미'는 '물(水)'의 옛말이며, 물에 사는 더덕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손가락만한 몸에 자루가 붙어 있어 이 자루를 통해 바닥과 붙는다. 물을 빨아들이는 입수공과 물을 내보내는 출수공이 몸 앞쪽 끝에 있고, 입수공은 배쪽으로 약간 굽었고 출수공은 앞쪽을 향해 있다. 몸의 표면은 가끔 해면, 히드라, 군체성 멍게로 덮여 있다. 자웅동체지만 자신의 난소와 정소를 수정시키지 않고 서로 생식 세포를 교환하여 유성 생식을 한다. 7-9월에 수온 15-21도 정도에서 산란을 한다. 유생 때는 동물성 플랑크톤으로서 해류를 따라 떠다니다가, 이후에 바닥에 붙어 자란다.
해양교류를 하는 도중에 미더덕이 배의 바닥에 붙어서 외래종으로 퍼지는 바람에 다른 나라에 비상이 걸렸다. 미더덕을 먹는 나라가 많지 않아 천적이 불가사리밖에 없는 상황.
미더덕은 향미와 오도독한 씹는 느낌이 독특해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 재료로 많이 쓰인다. 특히 해산물과 콩나물을 이용한 매운 찜요리, 해산물을 이용한 탕, 된장찌개, 무침 등에 사용된다. 찌개 등 뜨거운 요리를 할 때는 속에 든 물을 빼고 요리해야 먹을 때 화상을 피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게 좋아라고 하거나, 빼면 맛이 없다고 안 쳐주기도 하는 듯. 애매하게 씹으면 앞에 있는 사람에게 물이 쭉 튄다. 조심하자. 찌개가 먹을 만하게 식었어도 미더덕 속의 물은 당신의 혀와 입천장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지역이나 사람에 따라서 껍질째로 먹는 사람도 있다. 물 빠진 미더덕 껍질은 오만둥이(오만디)와 식감과 맛이 비슷하고, 실제로 섞어서 찌개에 넣는 일이 많기 때문에 그냥 먹어도 전혀 문제 없으며 맛난다. 올리브티비의 테이스티 로드에서 미더덕을 먹을 때 씹어서 끝까지 먹느냐, 국물만 먹고 남은 미더덕은 버리느냐라는 문제가 제기되어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 김성은은 다 먹는 파, 박수진은 국물만 먹는 파였고 서로의 먹는 방법에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촬영현장에 있던 스탭들은 다 먹는 파 8명, 국물만 먹는 파 5명으로 나뉘었다.
참고로 미더덕은 미더덕의 유사종인 오만둥이와 함께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먹는다고 한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먹지만 먹는 사람은 교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누가 제일 특이한 걸 먹는가를 주제로 외국인과 대화하면 한국인이 이긴다고 하는데 이 미더덕 때문.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면 생긴 모습과 그것을 먹는 장면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어차피 한국 말고는 아는 사람도 적고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아는 식재료는 아니다. 이름만 듣고 채소나 더덕의 일종으로 아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덧붙여 시중에 팔리는 미더덕은 수확한 후 머리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의 겉껍질을 칼로 제거해서 속살을 드러낸 채로 판매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미더덕의 70%이상이 창원시,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마산합포구 진동면에서 생산된다. 마산 어시장에 유통되는 미더덕은 대부분이 당일 새벽에 운송되어 온 것들이며 매우 선도가 높다. 손질전의 미더덕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신선한 미더덕은 물을 빼낸 후 생으로 먹어도 좋다. 멍게에 비해서 식감은 떨어지지만 미더덕 특유의 달콤 쌉사름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실제 이 미더덕회는 마산이나 부산에서는 아주 일반적인 음식중에 하나이다. 다만 미더덕이 한 동안 귀해지면서 잘 먹지 않았을 뿐.
<오만둥이>
비슷한 것으로는 양식을 위해 인위적으로 들여온 외래종인 오만둥이(Styela plicata)가 있다. 다른 말로는 주름미더덕, 오만디, 오만득이, 만데기라고도 한다. 크기도 고만고만하고, 안에 물이 차 있다는 점도 같아서 해물 좀 먹어봤다고 자신할 사람 아니면 구분하기 힘들다. 게다가 미더덕보다 값도 싸다! 그래서 미더덕 대체재로 상당히 많이 쓰이는 편이다.
미더덕과 오만둥이를 가장 쉽게 구별하는 것은 자루를 보는 것이다. 미더덕은 상단 우측 이미지처럼 긴 모양새인데 대부분을 잘라낸 것이기 때문에 끝 부분에 잘라낸 흔적이 있다. 반면 오만둥이는 원래 원형이기 때문에 그런거 없다. 오만둥이는 미더덕이 귀해지자 그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이식된 생물로 미더덕과는 맛과 향에서 모두 차이가 심하다.
오만둥이는 살이 적을 뿐만 아니라 거의 껍질맛만 나는 반면 미더덕은 향이나 식감, 살의 양에서 오만둥이보다 월등하다. 오돌거리는 식감은 미더덕이 한 수 위다. 오만둥이의 껍질은 퍼석거리는 느낌이다. 냉동 미더덕의 경우 껍질이 매우 딱딱해져서(당연히 수분이 다 빠져버리니) 도저히 씹을 수 없는 경우가 있지만 선도 좋은 미더덕이라면 껍질을 씹는 것은 치아나 치주에 큰 문제가 없는 한 쉽게 가능하다.
먹는 방법으로는 미더덕회가 있다. 미더덕의 물주머니 부분을 터뜨린 후 속살을 초장에 찍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미더덕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향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요리이다. 다만 이 정도로 선도가 좋은 미더덕을 구하기가 힘들다. 주로 남해안, 그것도 창원시(구 마산시) 주변이 좋다.
미더덕 숙회도 있다. 미더덕을 끓는 물에 대쳐 먹는데 이 때도 물주머니 부분은 터뜨린다. 입을 델 수 있기 때문.
남해안의 된장찌개에는 들어가는 경우가 잦다. 특히 옛 마산 지역에서는 미더덕이나 갯가재(사투리로는 딱새라고 함)는 된장에 반드시 들어가는 편이며 부산 지역에서도 미더덕이 들어가는 된장찌개는 흔하다. 물주머니를 터뜨리기도 하고 그냥 넣기도 하는데 물주머니 안의 물 때문에 입을 델 수 있으니 충분히 식혀 먹는 것이 좋다. 멸치나 뒤포리가 베이스가 된 육수에 미더덕의 향이 더 해져야 된장찌개 국물 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남해안에는 제법 있는 편이다.
아구찜에도 많이 들어가는 재료였다. 자칫 심심해지기 쉬운 아구찜의 향에 특유의 향을 첨가해주는 역할을 했다. 아구찜의 맛을 띄워줄뿐만 아니라 미더덕 자체의 식감과 매콤한 양념과의 조합도 미더덕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궁합이었다. 하지만 미더덕 가격이 오르면서 오만둥이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미더덕 비빔밥도 있다. 생 미더덕을 다져서 밥과 비벼먹는 요리로 채소나 날치알 등을 곁들이기도 한다. 고추장이나 초장, 간장을 쓰지않고 미더덕으로만 간을 하는게 특징인데 다만 미더덕의 선도가 좋아야 하므로 역시 마산과 창원을 벗어나면 먹기힘든 진정한 의미의 향토요리다. 멍게비빔밥에서 멍게 특유의 향이 사라지고 미더덕 자체의 풍미를 이끌어낸 비빔밥이다. 하지만 특유의 식감과 향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