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손 증후군
뇌에서 좌반구와 우반구를 연결해 주는 뇌량(corpus callosum, 腦梁)이 파괴 등의 이유로 없어진, 분리뇌 환자에게서 주로 볼 수 있는 증상. 다른 말로는 Dr. Strangelove Syndrome이다.
한쪽 팔이 자신과 상관없이 움직이는데, 마치 어떤 목적을 띤 것처럼 행동한다. 예를 들자면,
정상 손이 와이셔츠 단추를 채웠는데, 외계인 손이 다시 푼다.
담배를 물었는데, 외계인 손이 그 담배를 빼앗는다.
컵을 들었는데, 외계인 손이 그 컵을 빼앗으려 한다. 그래서 양 손간에 실랑이가 벌어진다.
외계인 손이 자신의 얼굴을 계속 친다.
외계인 손이 자신의 목을 조른다.
말하자면, 한쪽 손이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마치 외계인이 조종하거나 팔 자체에 또 다른 의지가 담겨 있는 듯이 행동하는 증상이다. 그 실상은 뇌량이 없어서 한쪽 뇌(한 손)가 하는 일을 다른 뇌(다른 손)가 몰라서 일어나는 사고.
희귀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흔한데, 뇌들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거나 혹은 뇌졸중과 뇌진탕으로 인해 뇌들보가 망가지거나 혹은 알코올성 치매와 같은 질환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Discovery 채널에서 방영된 에피소드에 따르면 외계인 손 증후군에 걸린 여성에게 시험을 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눈을 가린 채 외계인 손인 왼쪽 손에 물체를 쥐어주고 다시 오른쪽 손으로 옮겨서 그 물체가 무엇인지 알아맞히는 내용이 나온다. 왼손으로 열쇠를 한참 만지다가 오른손으로 만질 때에야 그것이 자기가 생각한 연필이 아닌 열쇠임을 알아 맞힌다. 왼손에 구슬을 쥐어주자 힘겹게 '딱딱하고... 네모나다'라고 묘사했다가 오른손에 쥐어주기 무섭게 '구슬이네요'하고 대답한다.
외계인?]
사실, alien hand를 외계인 손이라 번역하는 것은 심각한 오역이다. 한국어에서는 영화 에이리언의 영향 때문인지 영단어 alien = 외계인이라는 도식이 형성되었는데, alien의 가장 주된 의미는 외국인, 이방인이다.
Alien hand syndrome에 대한 첫 기술은 1908년 Goldstein의 논문이며, 해당 논문에서는 "환자 그 자신과 자신의 손간의 "이간(alienment) 증상"으로 기술하고 있다. 중국어로 alien hand syndrome의 번역은 다를 이(異)를 쓰며, 프랑스어로는 이방인으로 번역된다. 즉 '외계인 손'이 아니라, "낯선 손"과 같은 단어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이러한 오역이 퍼진 원인 중 하나는 외계인이 사람을 납치해 생체 실험을 하고, 기억을 없애거나 조종하는 등의 클리셰가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나무에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는 주인공이 나오는 '조종(操縱)'이라는 단편이 있다.
도시전설 중에는 왼손에 외계인 손 증후군에 걸린 오른손잡이 사람이 증상이 점점 심해지더니 어느날 의식을 지배당해 갑자기 왼손잡이가 되어버렸다는 섬뜩한 이야기도 있다.
다음 웹툰의 셜록 여왕폐하의 탐정에서도 마법적인 형태를 빌려서 설명했지만 이걸 이용한 살인사건이 나왔다.
블랙코미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등장인물 스트레인지러브 박사의 병이다. 사실 이병이 이것 때문에 널리 알려진셈이다.
'한국 스릴러 문학 단편선'에는 '나의 왼손'이란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 왼손에 대해 다룬 단편이다. 아예 이 책의 표지 자체가 여성이 자신의 왼손을 잡고 곤란해하는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관련된 공포영화로는 '크레이지핸드' 가 있다.
기생수의 오른쪽이는 이 항목과 무관한 진짜로 외계에서 온 생물이다.
아담스 패밀리의 괴물 그것(Thing)의 모티브도 외계인 손 증후군으로 보인다.
개나 고양이에게서도 볼 수 있다. 아니, 사실 개나 고양이쪽이 훨씬 흔하다. 주로 뒷다리가 상체 부분을 공격하거나 살살 시비를 거는 듯이 행동하며, 개가 뒷다리에게 이빨을 들이대며 적대시하는 모습등은 유튜브에서 종종 볼 수 있다.